修禪寺는 경남 산청군 산청읍 내리 지리산 동남쪽 마지막 봉우리 웅석봉 기슭에 위치한, 창건이 오래되지 않고 산중 깊숙이 자리하지도 않았으나 소나무와 잣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매우 소담한 절입니다.
처음 이 절터에 인연이 되어 도량 창건의 원력을 세우고 기도하던 중 상서로운 금색 기운이 도량 전체를 감싸 안았다고 합니다. 절 앞으로는 정수산과 마주하며 비껴 황매산이 보이고 뒷산 능선 너머에 지리산 정상 천왕봉이 자리한 도량입니다.
큰 절도 아니고 창건이 오래되지 않아 보물과 문화재는 없지만 매우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 절입니다. 하지만 소박하게 기도하고 공부하며 나누는, 그냥 한번 다녀가신 뒤에 불현듯 한번 또 가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그런 도량입니다. 아무리 큰것도 그 시작은 작은것에서 출발합니다. 거대한 수미산도 작은 티끌이 모여서 생긴 것이고 태평양과 같은 바다도 한 방울의 물에서 시작합니다. 저는 평소에 인연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. 이 세상은 결국 이 작은 인연들이 쌓이고 모여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요.
행복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, 느끼는 자의 것이라 하겠습니다. 우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행복을 찾고 행복한 법을 배우는 사람들입니다. 부처님을 믿고 믿지 않고를 떠나서 이 만남 속에서 우리는 이미 형제들입니다.
만족이 최고의 부(富)이고, 건강이 최고의 재산(財産)이라는 말이 있습니다. 우리는 이 만남을 통하여 우리들이 진정으로 행복하고 만족한 길을 찾는 데 작은 인연의 시간이 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. 수선사에 인연이 있어 오시는 모든 이들은 늘 삶이 건강하고 아름답고 예쁘고 삶에 기쁨이 있고 매일 매일 좋은 날 되시기를 부처님 전에 기도하고 발원합니다.
성불하십시오.
지리산 수선사 주지 여 경 (如鏡) 合掌